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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 그립고 잊을 수 없는 내 어머니를 그리면서....(두번째)
    나의 이야기 2024. 7. 2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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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빌린 원금이 이제 일 년만 갚으면 끝이 나는 상황이 되어 갈 때쯤

    어머니 댁에 들러서 외식을 하고 기분 좋게 나는 내 집으로 갔고 그때는 아무런 이상한 느낌을 어머니께 받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다음 달에 또 어머니 댁에 들려서 외식을 하는데

    한 달 새에 어머니가 갑자기 팍 늙어버리신 느낌이 들어서 "엄마 어디 아파?"라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그냥 머리가 오래전부터 좀 아프다는 말씀밖에는 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였습니다.

    그리고 딴 때랑 완전히 느낌이 틀려지셨기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저는 제집에 돌아왔습니다.

    며칠뒤 어머니네 집 근처 노인정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가 좀 이상하시다. 야산에 올랐다가 내려올 때면 자꾸 앞으로 고꾸라지신다"

    빨리 저희 집으로 모셔야 되겠다는 다급한 전화였습니다.

    나는 택시로 곧바로 어머니를 모셔 오게 되었고 갑자기 할머니가 된듯한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지만 오래 오래간만에 어머니와 함께 지낼 생각을 하니 그저 즐겁고 어떻게 어머니를 재미있게

    해드릴까 하면서 무척이나 마음이 들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휴가를 일주일 내고 어머니와 함께 집에 있게 되었습니다.

    첫날부터 이상한 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난 혼자 조용히 자는 게 습관인터라 아무리 사랑하는 어머니지만 가끔 코를 고시기에 안방에서 어머니는

    주무시게 하고 나는 작은 방을 이용하는데.

    밖에서 조금 덜커덩 소리가 나는 것이었습니다.

    놀래서 내다보니 어머니께서 밖으로 나가시려고 밖 보조키를 열어 보시려고 하는데 

    그걸 못 여셔서 계속 열어보시려고 시도를 하고 계시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너무 놀래서 " 엄마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가 모셔다 드릴 테니까 오늘은 그냥 자요" 하면서 

    어머니를 달래서 침대에 누우시는 모습을 보고 내 방에 돌아와서 방문을 열어두고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 날부터  어머니가 순간 순간 이상한 모습을 보이시는데 

    멀쩡하시다가도 한의원에 오후에 가자고 했는데 아침 일찍부터 외출 차림을 하시거나,

    내가 잠깐 외출 한사이 생선을 튀기신다면서 콩기름 대신에 식초를 부어서 튀기시다가 다 태워서 

    집 가득 연기가 꽉 차게 하시기도 했습니다.

    또 새벽에 냉장고를 막 뒤지시다가 뭔가를 꺼내서 막 드시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그냘 저녁에 삼계탕을 하나도 안 남기시고 다 드시고 주무셨는데도 말입니다.

    보니까 양파, 김치만 꺼내 놓고 그걸 손가락으로 막 집어 드시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날 깨우지. 그리고 밥도 있고 반찬도 있는데 이걸 드시고 있어요" 하면서 얼른 밥을 차려 드렸습니다.

    그렇게 우리집에서 5일을 지내면서 나는 걱정도 많이 됐지만 어머니와 지내는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했습니

    다. 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치매 검사를 하러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하고 다음 날 병원으로 가서 

    결과를 듣는데 정말 천청벽력같은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결과는 뇌종양

    눈물밖에 안나왔습니다. 아마도 그로부터 1년 내가 평생 흘릴 눈물은 그때 다 흘린 것 같습니다.

    형제들에게 알리고 그때부터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시지 못하고 꼬박 일 년을 병원 생활만 하셨습니다.

    치료에 들어가면서 은행에서 누가 어머니 대리인을 할것인가를 물어 왔기에 나는 셋째가 맡는 게 좋다고 하는

    데 어머니는 한사코 나한테 맡기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나는 형편상 그렇게 할 수가 없었기에 동생한테 맡겼고,

    동생은  투명하게 어머니의 돈 관계의 관리를 아주 잘해주었습니다.

    그 뒤 1년 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애들이 두시쯤 다 모였고, 어머니는 계속 미동도 없이 주무시기만 했습니다.

    동생들은 애들 학교 문제로 집에 돌아갔고 언니와 저만 계속 병실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언니가 너무 피곤한지 조금만 잘게 하면서 옆 침대를 간호사님한테 얘기하고 누워 있었고

    나는 옆 환자의 작게 훌러 나오는 음악을 들으면서 엄마께 마음속으로 이 얘기 저 얘기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옆 환자의 보호자에게 얘기를 들을 수 있었는데 뇌경색으로 쓰러지셔서 식물인간처럼 누워 계신지가

    5년째라고 하면서 간병인을 쓰다가 3년 전부터 아드님이 직접 간병을 해 오셨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녁 9시 되면 집에 가셨다가 아침 일찍 오셔서 어머니 간병을 하신다고 하시면서 귀에 음악을 

    작게 틀고 이어폰을 꽂아 주고 집으로 들어가셨습니다.

    혼자 엄마 옆을 지키면서 10시쯤 되니까 갑자기 어머니가 호흡이 가쁘신지 힘들어하시고

    얼른 간호사가 오고 의사가 와서 응급조치를 했지만 어머니는 내가 보는 눈앞에서 힘들어하시다가 

    이내 눈을 감으셨습니다.

    실감도 안 나고, 믿을 수도 없이 눈물마저 나오지 않았습니다.

    장례를 치를 때도 난 염하는 모습과 화장터에서 관이 들어가는 모습을 도저히 볼 수 없어서,

    참관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산소에 가서 의식을 치르고,

    다음날 30년 된 아버지 묘를 파서 아버지도 화장을 시켜드리게 되었고,

    그곳은 

    우리 집 애들과 식구들이 총 16명 들어갈 수 있도록 납골묘를 만들 거라는 얘기를 듣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의 집 정리는 내가 다 하게 됐는데, 

    아프셔서 그랬는지 살림살이가 많이 침대 밑으로 가득 들어가 있었고, 많이 어질러져 있었습니다.

    그 이후 난 일 년 반 동안 아무 일 할 의욕도 생기지 않았고, 

    그 시기에 일주일에 삼일은 어머니가 20년은 젊은 모습으로,

    꿈속에 나타나셔서 항상 어머니와 살고 있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자주 어머니의 꿈을 꾸면서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런 꿈이 무섭거나 그렇게 느껴지지 않고 좋게만 느껴졌습니다.

    자기 전 하나님께 기도 하기를 어머니를 보게 해 달라고.....

    요즘은 어머니 꿈을 잘 꾸질 않게 되더라고요.

    가끔 형제들과 어머니가 같이 나와 함께 지내는 꿈으로 보여지십니다.

    아버지가 내가 20살 되던 해에 심장마비로 돌아가셨기에 홀로 5남매 키우시느라 고생만 하시다가,

    겨우 편안하게 지내게 되셨는데, 머리가 계속 아프셨을 테니 얼마나 안타까운지......

    지금도 생각해보면,

    불쌍한 우리 엄마라는 생각이 가슴속에서 떠나질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만나게 되겠죠?

    두서없이 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살아 계실 때 원 없이 부모님을 사랑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돌아가셔도 미련이 덜 남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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